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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그에 걸맞는 맑은 날씨와 건강한 햇살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한때 번성했던 고도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정도로 작은 마을인 이곳은 늦은 저녁,
버스에서 내려
숙소를 찾으면서부터 내게 따스함을 안겨주었다.
정신없이 치앙마이에서 내려온 터라 늦은시간 수코타이에 도착했고, 그러다
보니 해는 뉘역뉘역지고,
어둑해진 밤거리에서 숙소를 찾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지도에 나와있던
숙소를 찾아가니, 이상한 개들만이 왈왈왈 짖어대고, 숙소는 보이지 않는다.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터덜터덜 골목을
돌아나오니, 오토바이를 탄 경찰관 아저씨가 보인다.
다짜고짜 그에게 뛰어가 지도를 펼치며 어떻게 가야 하나
물어보았다.
갸우뚱 거리는 경찰관 아저씨,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묻는 내가 안되보였는지, 자신의 뒷자리에 타라
한다.
데려다 주겠다고.. 정말이냐 재차 묻자, 그가 뒷자리를 '탁탁' 손으로 치는 시늉을 한다.
한참을 걸은 후라 진이 빠질대로 빠진 나는 두말않고 그의 뒷자리에 탔다.
날씬한 몸매의 타이트한
제복을 입은 경찰관 아저씨의 오토바이는 '쌩~' 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내가 찾아 헤매던 숙소에 데려다
주었다.
경찰관과 함께 도착한 나를 보고 숙소 주인이 까무러치듯 놀랐던 표정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렇게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속소에서 챙겨주는 아침을 먹으며 이것저것
묻는다.
그 당시 꽤 긴 시간 여행을 한 탓에 사전정보는 거의 없이 그저 떠나고 보는 식이 주였기에,
현지인에게 정보를 구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빠른 수단이었다.
숙소 주인은 우선 내게 역사공원으로
지정된 Sukhothai Historical Park 에 가보라 한다.
그래서 둘째날, 마을 어귀에서 썽태우를 타고
수코타이 역사공원으로 향했다.
손님을 거의 태우지 않은 썽태우 안쪽에서는 기사아저씨의 아들인 듯 싶은 어린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고, 내가 성태우에 오른지 30분이 넘어서야 여유롭게 시동을 걸었다.
마을을 떠난
성태우는 휭하니 뚤린 고속도로를 지나 20분쯤을 달리고서야 나를 공원입구에서 내려주었다.
자전거를 빌릴 심산으로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다 맘씨 좋아보이는 아저씨와 적당히 가격을 협상하고,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아~
상쾌한 바람~'
수코타이 역사 공원은 녹음이 푸르른 자연과 역사 구조물이 잘 조화되어 한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오랜만에 타보는 자전거에 기분도 만점, 날씨도 만점, 한참을 달리다 보니 어느새 해가
진다.
넓디 넓은 공원인지라 다 둘러보지 못한 곳이 너무 많아, 다음날 다시 찾을 생각으로 아예 자전거를
내일까지
빌렸다. 썽태우로 20분거리이니, 숙소까지 달릴만 하리라..
뻥 뚤린 고속도로 갓길을
따라 페달을 열심히 밟으니, 한시간 반정도를 소비해 마을에 다달을 수 있었다.
숙소에 도착해 거울을 보니, 푸훗..
얼굴이 부시맨 마냥 쌔까맣고 코와 눈가에는 이름모를 얼룩들이 생겨
있었다.그날 저녁 샤워를 하는데 땟물이 장난이
아니였지만, 마음은 그 어느때보다도 상쾌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섰다.
허벅지가 조금
아려왔지만, 전날 미리 얼려놓은 물통을 자전거 뒷자석에 매고 고속도로를 따라 달린다.
어제는 보지 못했던 시장을 지나치다
잘 익은 삶은 옥수수 한봉지를 점심 요기로 사고, 바람을 맞으며
달린다. 역시 날씨는 어제만큼이나
좋다.
공원 안쪽 구석구석을 살피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샛길로 빠져 버렸다.
울창한 수풀림
사이로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 길이 나타났다. 힘에 부쳐 자전거에서 내려 천천히 걷는다.
주위에는 민가인 듯 보이는 태국
전통 양식의 2층 집들, 그리고 부인의 수를 나타낸다는 커다란 항아리를
구경하며 나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린다.
워낙에 길치인지라, 어디로 들어왔고 어디로 나가야 할지도 몰라 마냥 걷기만 한다.
언제나
그렇듯 신은 나를 버리지 아니 하시기에, 걷다보니 다시 포장된 길이 나왔고, 자전거에 다시 올라
공원안으로
들어왔다.

자전거를 돌려주러가니, 주인아저씨 내일은 안 빌릴거냐 묻는다. 허걱... 내일은 좀 쉬고
오겠다 하니,
아저씨 그러마 하신다. 집으로 돌아오는 썽태우에는 학교를 파한 중고등학생으로
가득했다.
이틀 연속 무리를 한 탓에 넷째날은 동네 순방을 하기로 했다.
스피커가 나오는 라디오를
하나 구입할까 하여, 마을 시장을 찾는다. 어느나라 어느곳이나 그렇듯이 시장은
물건을 사고 파는 상인들로 분주하다.
한가로이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사진을 몇장 찍는다.
관광시즌도 아닌대다가 시장통에서 얼쩡거리는 내가 신기한지 사람들은
연신 나를 보며 웃는다.
"사진 좀 찍어도 되겠냐?" 묻는 사람들 마다 환한 미소로
답한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사람들....


시장 중간쯤에 있는 국수집에서 쌀국수를 한사발 해치우고, 수박쉐이크를
입에 물고 라디오가게로 들어선다.
인상 좋은 주인아줌마와 수다를 떨며 가격협상에 착수했고, 결국엔 아줌마와 내가
중간선에서 가격을 결정
한다. 그리 싼 가격에 산 것 같지는 않았지만, 괜히 좋은 기분 망치기 싫어 웃으며 가게를
나왔다.
아줌마와 기념으로 사진을 찍고, 주인 아줌마는 내 웃는 모습이 예쁘다며, 연신 "쑤어이~쑤어이~" 라고
말한다.(라디오가게 주인아줌마는 영어를 거의 하지 못했다, 내가 아주 기본적인 태국어로
의사소통을..^^;)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인터넷카페에 들려 이메일을 체크하니, 티벳에서 만났던 일본친구가 방콕에
와있다고
만났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수코타이에 더 있고 싶긴한데.. 친구를 기다리게 할 수 도
없고..
어느곳이든 아쉬움이 남아야 다시 오게 된다고 생각하는 나는 친구에게 주저없이 이틀내로 방콕으로 갈
것이라는 답장을
보냈다.


다음날 버스표를 예약하고, 수코타이 역사공원을 한번 더 둘러보고, 시장에 가서 쌀국수를
먹고,
시장통의 상점들을 구경하며 마지막 날을 보냈다.
그렇게 한없이 여유로운..
그들의 작은 손짓과 해맑은 웃음이 살며시 내 가슴으로 젖어드는 곳, 수코타이..
방콕으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멀어져가는 수코타이를 바라보며 홀로 웃음 짓는다.
언젠가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 이곳의 맑은 하늘
빛과,
싱그러운 나무를 닮은 이곳 사람들을 꼭 다시 만나러 올 것이라 다짐하며..
행복한
내일을
기약한다.
글/사진
양효주 fantarush@hot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