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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 육육봉을 아는 이, 나와 백구(白鷗) 청량산가에서 퇴계는
청량산을 이렇게 노래했다. 숨어 들기 좋을 만큼 꼭꼭 숨겨진 산 속에 퇴계는 일명 오산당(吾山堂)인 청량정사(淸凉精舍)를 짓고
청량산인(淸涼山人) 임을 자처했다. 우리집 산(오산,吾山)이라니! 맑고 서늘한(淸凉) 이 계절, 산의 주인은 따로 없다. 형형색색
단풍으로 둘러싸인 청량산 열 두 암봉을 감상하러 온 이, 입산불도 해 극락세계로 향하고자 하는 이 모두 산의 주인이자 손님일 뿐.
청량산 청량사
봉화에서
29km. 봉화 땅에 속했지만 그 옛날이라 한다면 오지라 할 것이다. 허나 지금은 사통팔달한 도로 덕에 산을 둘러 흐르는 낙동강 상류의 흐름을
유유히 감상하며 쉬이 갈 수 있다. 그야말로 넉넉한 도로는 청량산 매표소까지 이어져 산행기점까지도 문제없는데. ‘차량 절대 올라가지 못함’ 육각정자 앞에서 청량사까지, 차를 지닐래야 지닐 수 없는 급경사가
시작된다. 조금 걷다 뒤돌아보면 왔던 길은 사라지고 시야의 협소함을 통탄할 만큼의 길만이 눈에 들어온다. 30여분 간 한숨 돌리기를 여러 번,
경내의 시작임을 알리는 계단을 오르면 호화롭지도 크지도 않은 진정 아담한 절, 청량사가 나타난다. 좌우에 급탑봉과 연화봉을 상하에
자소봉과 연대사를 두었다. 상하좌우로 둘러싼 봉우리의 가운데에 자리한 청량사는 온갖 들꽃과 봉우리에서 피어난 가을 단풍으로 휩싸였다. 청량산은,
청량사는 역시 청량한 계절에 찾는 것이 옳았다.
불교가 유교가 그리고 본시
청량사는 청량산 곳곳에 30여 암자를 둔 매우 큰 규모의 절이었다고 한다. 불교가 융성한 대접을 받았던 신라시대 당시 원효대사는 외청량산에
입산하고 응진전에서 수도했다. 허나 지금의 청량사는 찻집 올라 범종각, 범종각 올라 유리보전, 유리보전 돌아 요사채가 전부일 만큼 아주 작은
절이 되었다. 모두 조선시대 숭유억불 정책의 공로다. 그 덕에 응진전으로 이르는 길목에 퇴계는 오산당을 지었다. 지혜와 자비로 대표되는
불교라 그랬는지 종교의 자유를 표방하는 이땅의 제도 덕분인지, 주의(主義)를 탄압했던 주의는 관용을 베풀 듯 주의와 어우러져 있었다.
청량산에는
오산당 옆에는 ‘산꾼의 집’이 있다. 주의와는 상관 없어 보이는 산꾼 이대실씨는 오가는 사람들에게 아홉 가지 약재를 넣어 다린
차를 공짜로 내 준다. 차는 내 손으로 직접 담아 먹어야 하니 이곳에서는 주인인 척 하는 손님이 되는 셈이다. 산꾼의 집에서 목을 축인
후 어풍대로 나선다. 응진전으로 가는 길목인 어풍대는 내청량산과 외청량산의 기점인 동시에 청량사 최고의 전망대다. 어풍대에서 바라본 청량사는!
아주 조그만 분지 속에 자리한 아주 조그만 절이었다. 이것이 바로 조(調)화(和)다. 산 속에서 조망하는 산사란. 감탄사만이 나올 뿐이다.
역시 응진전으로 가는 길 위, 옛적 최치원이 마시고 머리가 맑아졌다는 총명수다. 허나 샘물이 아닌 고인 물은 썩게 마련. 지나쳐도
무방하다. 응진전은 별 볼 것 없는 아담한 암자나 풍광만은 기가 막힌 곳이다. 암봉을 타고 내리는 가을 빛 나무와 풀 줄기가 어우러져
햇살에 반짝거리는 모양새가 일품이다. 사위는 붉고 하늘은 파랗다. 땅은 낮게 깔렸고 하늘은 끝 간 곳 모르고 치솟았다. 이것이 청량한 계절,
가을의 청량산이다.
산행을 할 요량이 아니면 청량사, 어풍대, 응진전, 김생굴까지가 적당하다. 김생굴은 신라의
명필 김생이 입굴했다던 곳으로 사진 찍기에 좋다.
여행메모 - 청량산도립공원
입장료 어른/청소년/어린이 800/600/300원, 단체 600/400/200원. 단체는 30인 이상. - 봉화는 영주와 시내버스로
연결돼 있을 정도로 가깝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라면 약간 번거롭겠지만, 청량사를 찾은 김에 부석사까지 다녀온다면 더할 나위
없다. 가을, 은행나무 진입로가 예쁘다.
가는길
☞ 대중교통 청량리에서 봉화까지 열차
저녁 11시30분 출발, 새벽 3시35분 도착. 동서울터미널에서 안동이나 영주까지 버스. 영주로 갈 경우 영주시내버스터미널에서 봉화 행
버스 이용. 영주~봉화 간 시내,시외버스 다수. 봉화에서 청량산까지 시내버스 하루 4회 (06:20, 09:20, 13:30,
17:40). 안동에서 청량산까지 시외버스 하루 6회(05:50, 08:50, 10:00, 11:50, 14:50, 17:50).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청량산에서 봉화까지 하루 네 번 다니는 시내버스(07:00,
10:00, 14:30, 18:20)를 이용, 봉화에서 영주시내버스터미널, 부석사까지 가면 된다.
☞ 손수운전 중앙고속도로 서제천
IC에서 제천, 단양, 영주, 봉화. 봉화에서 918번 지방도 이용, 35번 국도와 만나는 명호에서 우회전. 길을 따라 가다 보면 길 오른편에
꽤 큰 청량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가 눈에 띈다. 왼편으로 꺾어 다리 지나면 매표소. 별도 주차료 없음.
잘 곳 매표소에서 바라봤을
때 재의 가장 윗 부분에 첫번째 민박. 1만5천원~2만원. 그리 좋은 시설은 아니다. 054-672-9198. 청량사의 초입 격인
육각정자에서 조금 더 가면 청량산 휴게소. 054-672-1447. 그 외 민박집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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