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Chiang
Mai)에서 버스를 타고 3시간 가량을 북서쪽으로 이동하다보면
조용한 휴양 도시 빠이(Pai)가 나온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은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 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 설령 이것이 이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그렇다. 빠이(Pai)는 유치환 님의 편지가 생각나는
도시이다.
아침 햇살이 가득한 창가에 앉아 향기가 가득한
커피 한 잔에다 오래된 만년필로 하이얀 종이 위에
큼지막한 글씨로 넉넉한 마음을 담아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써서 자전거를 타고 우체국으로 달려가고 싶은
도시이다. 태국에서 보기 힘든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도시 전체를 감싸고 있는 대나무, 옛
과수원 움막을
생각나게 하는 방갈로, 대나무과 야자잎으로 지은 작은
Restaurant 에서 흘러나오는 Old Pop, 고풍스런
분위기의 Galley, 넉넉한 인심, 빨래를 하는 아낙네,
쟁기를 메고 밭을 가는 농부, 대나무로 만든 다리,
오랫동안 빠이를 지켜 온 사람들보다도 많은 배낭객,
해가 떨어지면 아무 것도 들리지 않고 아무 것도 할
것이 없고 적막함이 흐르는 도시. 빠이!
이곳에서
임오년 새해를 맞이하였다.
이른
아침 자건거를 타고 마을을 한 바퀴 돌고 가져 온 후 커피
한 잔과 함께 책을 펼쳤다. "좋은생각"이라는
책 속에..
『
방글방글 웃고 있는 아기를 보고도 마음이 밝아지지
않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식구들
얼굴을 마주보고도 살짝 웃어 주지 못한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창문을 비우는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오랜만에
걸려 온 친구의 전화를 받고 '바쁘다'는 말만 하고
끊었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서도 소리만 들릴 뿐 마음에 감동이 흐르지
않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슬픈
영화를 봐도 눈물이 나오지 않고 슬픈 연속극을 보면서
극본에 의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오래된
사진첩을 넘기다가 반가운 열굴을 발견하고도 궁금해지지
않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뒤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기 위해 한
번 더 뒤돌아 보지 않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아침과
저녁이 같고, 맑은 날과 비 오는 날도 같고, 산이나
바다에서 똑같은 느낌은 받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당신은
그 동안 참 많은 일을 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일 한 가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쉬는 일입니다.』
글을
읽고 나서 이곳에서 일정을 하루 더 연장하게 되었다.
종일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쓰면서..
서지원
dreambang@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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