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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내 마음대로 쉰다
글, 사진/ 안진헌  www.travelrain.com  

 

 


치앙마이의 매력은 과거와 현재가 함께 어울려 있다는 것이다.

치앙마이는 태국의 제 2도시로 도시다움을 간직하고 있지만, 아직도 시골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편의에 따라 도시를 즐길 수도 있고 시골을 즐길 수도 있는 곳이다.

치앙마이의 첫 인상은 무엇일까? 새벽에 도착하는 버스에서 내려 피켓을 들고 있는 게스트 하우스 사람들을 만나는 일, 아니면 타패 게이트로 연결되는 치앙마이로 들어가는 문을 통과하게 되는 일 정도가 될까?

내게 치앙마이의 첫 인상은 크게 남아있지 않다. 누군가가 피켓을 들고 나를 데리러 나왔을테이고 게스트 하우스로 가면서 타패 게이트를 통과했을 것이지만 그 기억은 내게 남겨져 있지 않다.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는지에 대한 기억을 전혀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고산족 트레킹을 다녀오고 한 나절의 시간이 남아있던 치앙마이의 거리를 거닌 기억이 난다. 수 많은 사원들을 지나치며, 들어가 본 곳이 거의 없고 해자 안쪽의 아담한 도시를 걷는다기 보다는 더위를 피해 도시를 헤매고 있었다고 해야하는 표현이 옳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치앙마이의 기억은 해자, 타패 게이트, 그곳에서 만났던 누군가의 기억이 전부로 남아 오랜동안 방치되어 있었다.
 

5년이란 시간이 지나 다시 흘러들어가게 됐던 치앙마이는
도시가 주는 작은 기쁨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그렇다고 도시가 바뀌었다거나 하는 것도 아닌데 사물을 바라보는 눈이 많이 변해 버린 내게 치앙마이는 포근하게 다가왔다. 새벽에 도착한 터미널에서 뚝뚝 기사를 만나고 타패 게이트를 들어가는 일을 첫 번째 치앙마이의 만남과 동일하게 했지만 공간에서 느끼는 공기가 나를 편하게 해주고 있었다.

치앙마이의 작은 골목, 골목 들을 돌면 나타나는 사원들을 순서없이 들어가고 타패 거리를 즐기고 강변의 레스토랑들을 즐겼다. 그러면서 치앙마이가  주는 매력에 조금씩 조금씩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도시가 주는 매력이 새록새록 쌓여갈수록 도시에 살고 싶은 작은 욕심들은 커지고 있었다.

공간과 사람들에 익숙해지면 떠날 시간이 다가왔음을 알리는 여행이란 녀석은 내게도 치앙마이를 떠날 시간이 왔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떠나며 다시 오게되리라는 다짐, 언젠가 이곳에서 살거라는 생각들을 하며 도시를 떠난다.

여행하며 안 가 본 곳들이 더 많지만, 가 봤던 곳들로 발길을 다시 옮기는 경우도 많다. 치앙마이가 그런 곳이다. 1년 정도가 지난 시간, 예정에 없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천천히 치앙마이로 올라가고 싶었다. 아유타야를 들리고, 롭부리를 들리고 치앙마이에 도착했다. 피켓을 들고 누군가를 기다리른 게스트 하우스 사람들이 기차역에 있었지만, 나를 기다려 주는 사람은 없었다. 뚝뚝을 타고 타패 게이트를 통과한다. 해자 안쪽의 고도시로 다시 돌아 온 것이다. 거리는 여전히 매력적이었고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도시는 모든 사람들이 친구가 되줄 것 처럼 다가오고 있었다.

익숙한 거리를 거닌다. 비수기인 탓인지 (SARS 영향으로 어디를 가건 조용했다) 게스트 하우스 방을 구하는 일도 어렵지 않았다. 마음에 들던, 그러나 한번도 자 본적이 없는 조그마한 게스트 하우스에도 빈 방이 있었다. 가족처럼 느껴지는 주인과 집 처럼 편안하게 드나드는 여행자들이 함께 어울려 이야기를 나누는 곳. 그곳을 본거지로 삼아 치앙마이 골목을 빈둥거리고, 커피 집에 가서 책을 보고, 강변의 라이브 바에 가서 맥주를 마시며 하루 하루 반복적인 일상을 보낸다.

아침 일찍 일어나 차 막히는 거리를 지나 사무실에 출근해 늦은 시간까지 일을하고 술을 마시고 밤 늦은 시간 집으로 돌아가는 일상의 반복과는 전혀 다른 일상의 반복이 치앙마이의 시간과 시간을 연결해 주었다. 2주 가까이 치앙마이에서 지내는 동안 볼거리라고 할 만한 곳은 도이 쑤텝 사원이 전부였고, 같은 곳에서 아침을 먹고, 같은 곳에서 인터넷을 하고, 같은 곳에서 커피를 마시고, 같은 곳에서 저녁을 먹고, 같은 곳에서 맥주를 마시는 일상이 반복됐다. 가끔은 새로운 곳들로 발길을 옮겨 보기도 했지만 반복되는 루트에서 크게 벗어나는 일이 없었다.

다음은 치앙마이에서 내 마음대로 쉬는 동안 즐겨가던 곳들에 대한 기록이다. 고산족 트레킹을 위해 잠시 들리는 곳이 아니라 하루라도 편하게 쉬어 갈 수 있는 도시로 사람들에게도 기억될 수 있으면 좋겠다.
 
 

 머물렀던 곳


카빌 게스트 하우스 Kavil Guest House

전화 : 053-224740. kavilgh@chmai.loxinfo.co.th

타패 게이트 안쪽 구시가의 조용한 골목에 위치한 게스트 하우스로 가족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방이 넓고 깨끗하며 넓직한 창문을 가지고 있어 시원하다. 작은 식당은 음식 뿐 아니라 여행자들과 가족처럼 어울릴 수 있는 곳으로 주인 아줌마의 친절한 미소가 모두에게 편안함을 선사한다. 싱글, 팬룸 1박 180밧.

타나씨리 하우스 Thanasiri House
16 Nimmanhaemin Soi 1. 전화 : 053-215949.

갤러리, 인테리어 용품을 파는 곳들이 즐비한 골목인 님만해민 거리에서 발견한 B&B (Bed & Breakfast) 숙소로 주변에 가득한 카페, 갤러리 등을 가까운 거리에서 즐길 수 있다. 치앙마이 대학과도 가까우며 아마리 링컴 Amari Rincome 호텔에서 가깝다. 깨끗하며 TV가 갖추어져 있다. 팬룸 300밧으로 아침이 포함된다.

 
 

 즐겨가던 거리


타논 타패 Thanon Thaphae

삥 강에서 타패 게이트를 연결하는 도로로 치앙마이의 중심가에 해당한다. 여행사, 기념품점, 레스토랑 등이 즐비하다. 일요일은 차없는 거리로 개방해 공연, 전시는 물론 시민들이 참여하는 거리 시장이 들어선다.

일요일 저녁 시간의 타패 거리  

타논 랏차담던 Thanon Ratchadamnoen

해자 안쪽의 중심 도로로 타패 게이트에서 왓 프라 씽 Wat Phra Singh까지 이어진다. AUA 랭귀지 센터, 경찰서 등이 거리에 위치한다. 내가 묵고 있던 숙소가 위치하던 골목으로 하루를 시작하면서 거닐던 곳.

타논 님만해민 Thanon Nimmanhaemin

인터리어, 갤러리, 커피 샵, 베이커리 등 곳곳에 발길을 잡아당기는 곳들이 즐비한 거리로 주택가에 해당한다. 첫 번째 치앙마이 여행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 우연히 발견한 이래 내 마음을 사로 잡은 거리로 아름다움과 예술적인 향기가 가득하다. 태국적이지 않은 거리 이름 때문에 매번 발음할 때 애를 먹기도 했다.

님만해민 거리 쏘이 1에는 아담한 갤러리들을 여럿 볼 수 있다    

타논 훼이 깨우 Thanon Huay Kaew

해자 북서쪽 코너에서 치앙마이 대학을 지나는 기다란 거리다. 해자 코너에 치앙마이에 인기 있는 쇼핑 몰인 깟 쑤안 깨우 Kat Suan Kaew는 물론 치앙마이 대학 앞의 식당가까지 젊은이들이 즐겨가는 곳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타논 짜런랏 Thanon Charoenrat

삥 강을 연하고 있는 강변 북로로 유명한 레스토랑과 바가 즐비하다. 저녁 시간에 강변에서 음악을 들으며 식사를 하거나 맥주를 마시기에 손색이 없다.
 
 

 즐겨가던 커피 집


와위 커피 Wawee Coffee
Thanon Nimmanhaemin. 전화 : 053-221687
커피 30-55밧, 아이스 커피 45-70밧.

커피 전문점 형태로 운영되는 커피 집들이 여럿 있음에도 유독 나의 발길을 끌던 곳이다. 매일 오후 시간이면 한번씩 들려 아이스 라떼를 마시던 곳이다. 그윽한 커피향과 통유리를 통해 보여지는 거리의 일상들이 실내의 여유로움과 불균형같은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수리웡 북 센터와 님만해민 거리 두 곳에서 영업 중인데 님마해민 거리의 커피 집이 휴식같은 포근함에 있어 우위를 찾이한다.

오후의 더위를 녹이는 달콤한 아이스 라떼  

 
 

 즐겨가던 식당들


태국 어디를 가건 음식문화가 발달해 있지만 치앙마이는 북부음식까지 즐길 수 있어 더 행복해지는 곳이다. 이번 휴식여행에서도 즐겨가던 곳들을 한번씩 순례하며 식사를 했지만 카페 칙 Cafe Chic은 내부 수리중이어서 아쉽지만 가볼 수가 없었으며 라 빌라 La Villa는 태국 음식에 심취해 이태리 음식이 생각나지 않았다.

치앙마이에 가면 한번은 들려서 치킨 카레를 먹는 집인 아룬 라이 레스토랑 Aroon Rai (Thanon Kotchasan. 전화 : 053-276947)을 들렸다. 타패 게이트에서 해자 외각을 도는 도로 남쪽에 있는데 태국 북부 음식으로 유명한 식당으로 분위기를 허름하지만 현지인과 여행자들로 붐비는 곳이다. 요리된 음식을 보고 주문할 수도 있으며, 카레 파우더와 캔에 담겨진 음식도 판매한다.

굿 뷰 Good View Bar & Restaurant는 삥 강변에 들어선 레스토랑을 겸한 바 중의 하나로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 이번 여행에서 굿 뷰로 몇 번 발길을 옮겼었는데, 한 번의 유명 가수가 공연을 하던 날로 예약없이는 자리를 잡을 수가 없었으며, 주말에 찾아갔던 굿뷰에서는 강변 쪽 자리를 잡기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기념품 가게를 함께 운영하는데 재미있는 티셔츠를 종종 판매한다.

Good View, Good Food, Good Music  

 치앙마이 대학(태국어 약자로 '머처', 영어 약자로 CMU로 불린다) 앞은 대학생들이 모여드는 젊음의 거리로 나름대로의 아기자기함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타논 쑤텝 Thanon Suthep 쪽 보다 타논 훼이 깨우 Thanon Huay Kaew가 발달해 있다. 상설 옷가게, 카페, 식당 등이 모여 있는데 학생들이 즐겨찾는 곳 답게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보트 Boat 레스토랑은 맛과 가격 때문에 대학가 식당 중에서 오랜 동안 인기를 얻고 있으며, 티 텐 (T-10)은 생맥주 집으로 인기가 높다. 대학 조금 못 미친 곳 넓직한 정원을 갖고 있는 저스트 원 Just One (16/1 Huay Kaew Rd. 전화 : 053-892123)은 연못 위에 만들어 논 목조 건물이 자연과 잘 어울리는 곳이다. 밤 12시까지 영업하며 밤이 깊어갈수록 로매틱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채식주의자인 싱가폴 아저씨 덕분에 우연히 들리게 됐던 베지테리안 레스토랑인 꾼 쩐 Khun Churn (타논 님만해민 쏘이 13)은 55밧에 근사한 뷔페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야채맛으로 입맛을 돋구는 음식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는데 식사하는 내내 즐거웠던 곳이다.

55밧의 근사한 베지테리안 뷔페  

그리고 두 곳이 더 있는데 정확한 식당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하나는 타패 거리 중간 쯤에 있는 북부 음식을 파는 곳으로 규모는 작지만 인기가 높은 곳이다. 북부 음식 사진과 설명이 벽에 붙어 있으며 어느 것이든 음식 맛은 손색이 없다. 싱가폴 아저씨 덕분에 가게됐던 곳으로 '라따낙 키친'이란 이름이었던 것 같다. 다른 한 곳은 빠뚜 창 푸악 Chang Phuak Gate 입구의 해자 안쪽 거리에 유명한 현지 식당이 있다고해서 가봤는데 분위기는 매우 태국적이었고 가족들이 주로 찾아왔지만 음식맛은 기대를 충족하지는 못했다.
 
 

 즐겨가던 라이브 바


삥 강을 따라 굿 뷰, 리버사이드, 브라세리, 코타지 같은 유명한 라이브 바들이 연속해서 들어서 있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굿뷰 Good View, 리버사이드 Riverside, 코타지 Cottage를 한번씩 가보는데 만족해야 했다. 굿 뷰는 대중적인 곳 답게 주말 저녁에 사람들로 넘쳐났으나 그날의 라이브 음악은 평범한 수준에 그쳤다. 굿 뷰 옆집에서 흘러나오던 경쾌한 음악에 빠져들어 발길을 옮겼던 리버사이드에서는 공간을 후끈하게 달구는 라이브 음악들이 연속적으로 연주되고 있었고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는 태국 젊은이들에게서 느껴지는 젊음 자체 만으로도 이쁘게 느껴졌다. 코타지는 태국 젊은이들 취향의 음악을 연주하는 곳으로 굿 뷰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리는 곳이었지만 자리가 없어 흘러들어갔던 코타지의 라이브 음악은 너무도 경쾌했다. 님만해민 거리의 조용한 주택가 골목에 있는 드렁큰 플라워 The Drunken Flower (마오 독마이)는 어커스틱한 음악들과 클래식한 음악들이 연주되었는데 예술적인 느낌이 강한 작은 골목과 잘 어울리고 있었다.


 

흥겨운 음악, 젊음, 토요일 밤의 열기- 코타지와 리버사이드 라이브 밴드  

 


[후기]

2주간 치앙마에서 먹고 쉬며 보낸 시간에 대한 기록은 되도록 남기지 않으려고 했다. 중간 중간 무언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번 여행은 휴식이야'라고 스스로에게 당부하고 있었기에 기록은 완성되지 못한 채로 남겨지기 일수였다. 아에 기록되지 않은 곳들이 더 많다. 사진 역시도 글을 염두해 찍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필요한 사진을 모두 갖고 있지 않다.

위에 기록된 식당, 커피 집이 2주 동안 돌러본 곳들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 매일 같은 곳을 반복적으로 다니며 사람들과 얼굴을 익혔다. '이곳에서 언젠가 살 게 될거야'라고 최면을 걸던 치앙마이는 더욱 더 그리움만 남긴채 휴식을 뒤로하고 예정된 일을 위해 방콕으로 돌아와야 했다.

 

 [업데이트]


그 이후, 같은 해 치앙마이를 갈 기회가 여러번 생겼다.

예상대로 취재 여행을 위해 치앙마이를 다시 찾아야했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치앙마이에서는 취재 이외에 여분의 시간이 주어져있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지인 두명이 온다고 했기에, 그들과 치앙마이를 둘러볼 수 있었다. 사람이 여럿이던 탓에 나이트에 가서 젊은이들 노는 모습을 보기도 했고, 그들 중에 누군가를 알 게 되어 도이쑤텝을 오랜만에 오르기도 했다.

치앙마이 삥강변과 도이쑤텝에서  


굿뷰보다 리버사이드 Riverside 의 라이브 음악이 더 강열하고 매력적으로 들리던 치앙마이. 이번에는 님마해민 거리 Thanon Nimmahaemin 주변의 바들을 기웃거렸다. 파인 땡스 Fine Thanks라는, 조용한 골목에 팝 음악이 저녁이면 울러퍼지던 라이브 바가 그날들의 단골집. 태국 사람들이 가득한 곳이고 음악 수준은 강변의 카페에 비하면 떨어지지만 태국인들이 대부분이라 오히려 현지 분위기가 잘 느껴지는 곳이다. 이틀에 한번 정도 그곳을 찾았을 것이다. 태국 위스키를 맡겨 놓고 저녁시간 3-4명이 함께 술과 가벼운 안주를 먹으면 300밧 정도의 계산서가 나오던 곳. 그리고, 내가 묵던 숙소 옆의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마오 독마이 Drunken Flower (술취한 꽃)이란 곳도 가끔 발길을 했다. 어쿠스틱 키타나 바이얼린 재즈 등의 음악이 은은히 울려퍼지는 시골 학교 같은 실내외 풍경이 수수한 분위기와 잘 어울리던 곳이다. 그 곳 역시도 생각보다 음식값이 비싸지 않았지만 단골이 워낙 많아져 상대적으로 발길이 적었던 곳이었다.

님마해민 거리의 라이브 바, Fine Thanks와 마오 독마이 Drunken Flower  


취재 여행에서 발견하게 된 새로운 숙소는 파고다 인 Pagoda Inn(49 Thanon Chang Moi (Soi Wat Chomphu), 전화 053-233290, 요금 250/300밧(팬, 욕실, 핫 샤워), 450/600밧(에어컨, 핫 샤워, TV)).  적갈색의 건물과 내부 인터리어가 눈에 들던 곳이다. 정원과 레스토랑과 개방형 공간이 주는 여유로움도 선사해주고 있었고, 무엇보다 얼굴을 아는 사람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어 그와의 만남도 반가웠으리라. 세이프 하우스에서 일하던 중국계 태국 아저씨였는데 L.A.에서 오래 살아서인지 유창한 영어와 태국인 특유의 여유로움과 중국인 특유의 근성이 느껴지던, 은근히 친한척하고 싶었던 그도 몇 년만에 본 내 얼굴을 기억해 주고 있었다. 결국, 그곳으로 짐을 옮겨 며칠 묵게 됐는데, 모든 방들이 더블 룸으로만 되어 있어 커플들에게는 좋을지 모르겠으나 남자 둘에게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특히, 방에 테이블이 없던 탓에 노트북을 꺼내 원고를 쓴다거나 하는 일을 매우 불편함이 따랐다.

그러나, 그의 안내로 알게된 홈 레스토랑 Home Restaurant(36 Thanon Chiyaphun, 전화 06-1846618, 예산 타이 음식 35-60밧, 태국북부 음식 40-100밧, 샌드위치 50-60밧)의 주인장 '쿤 땡'. 오래된 목조가옥을 멋드러지게 개조해 식당으로 꾸민 방콕에서 올라온 젊은 여주인. 그곳에서의 아침과 저녁은 그냥 편한 분위기, 오래된 친구를 알고 있던 것 같은 느낌을 받게했다. 어느날 이던가 아침에 주인장은 통기타를 연습하고 있었고, 우리는 그녀의 좋은(?) 관객이 되어주기도 했다.

홈 레스토랑과 주인장 쿤 땡  


그 외 즐겨가던 식당들은 큰 차이가 없었다. 쏭태우를 타고 가면 음식값과 맞먹는 요금이 나왔지만 썽태우를 타고 치앙마이 대학 앞의 '보트'를 자주 들락였고, 님마해민 쏘이 1 입구의 쌀국수집도 점심이면 즐겨 찾았다. 보통 쌀국수 집과 큰 차이 없지만 그곳에서는 베트남 쌀국수인 '퍼'와 고치 구이인 '넴느엉' 그리고 베트남 커피를 내오고 있었다.

다른 때와 달리 취재 여행이후 자주 발길을 하게 된 곳은 훼이 깨우 거리 Thanon Huay Kaew의 깟쑤언깨우 Kat Suan Kaew 백화점 건너편과 인접한 타이완 레스토랑 Taiwan Restaurant(26/3 Thanon Huay Kaew, 전화 053-405111, 예산 30-60밧)으로 된장 짜장면과 물만두가 먹음직 하던 곳이다. 가벼운 식사가 생갈 날 때면 한번씩 들려 '니하오'를 건너며 말도 통하지 않던 주인장의 선한 웃음을 대하곤 했다.

치앙마이의 하루들, 노트북과 동네사람들의 미소  


그리고 서울로 돌아오기 전, 올해 3월에도 한달 가까이 치앙마이에 머물렀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원고를 쓰고 있었긴 했지만, 점심/저녁 시간이면 단골집들을 찾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아침 8시 기상, 9시부터 원고 정리, 점심 및 인터넷 접속 1-2시간, 다시 원고 쓰기, 저녁 그리고 잠 들기전 라이브 바에서 맥주 한잔. 그리고 가끔의 스파 Spa. 이런 것들이 근 한달간의 Routine(반복되는 일상)이었지만 싫지만은 않았다. 치앙마이여서 그랬을까? 그토록 몰입해 글을 써댈 수 있었던 건 주변의 평온함과 따스한 아침 햇살, 그리고 치앙마이가 주는 여유로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음번, 치앙마이에서 빈둥거리기는 언제가 될려나? 혼자여도 좋고, 누군가와 함께여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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