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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진헌의 쓰나미 취재 일기


30년을 넘게 살면서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쓰나미'라는 단어는 2004년 12월 26일을 계기로 매일같이 듣게 되는 익숙한 단어가 됐다.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뒤로하고 투어 팀과 도착한 씨엠리엡에서 전해들은 쓰나미에 관한 뉴스는 작은 충격이었다. 하지만 하루 이틀이 다르게 보되되는 내용을 보며 마음이 점점 무거워졌다.

개인적으로 쓰나미와 직접 연관된 것이라면 친구들이 안부를 물어오는 것이었지만, 태국과 관련된 피해소식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베트남이 아닌 태국에 머물고 있었다면 당장 푸껫으로 달려가 소식을 전하고 싶었다. 물론 CNN, BBC를 포함해 전세계 언론이 앞다투어 소식을 전하고 있었지만, 직접 보고 느끼며 현장 분위기를 전하고 싶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자원봉사에도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투어를 진행하는 동안 베트남을 떠날 수 없었고 방콕으로 돌아온 것을 쓰나미가 발행한 후 2달이 지나서였다. 게릴라 웹진의 다음 취재지역으로 자연스레 태국의 안다만 해의 섬들이 선정됐다. 해당 지역에 대한 업데이트가 필요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개인적인 호기심이 컸다.
 

태국 관광청 방콕 본사에 설치된 홍보 안내물 



푸껫을 포함해 많은 지역이 빠르게 정상을 되찿고 있다고 뉴스를 통해 소식이 전해왔다. 피해 지역에 대한 빠른 회복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여행을 진흥하기 위해 프로모션들을 진행하고 있기도 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태국 관광청에서 진행하고 있던 '추어이 안다만, 티아우 안다만'이다. 안다만을 돕자! 안다만을 여행하자! 기부금 보다도 빠르게 현지 경제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방안은 다름 아닌 여행을 가서 돈을 쓰는 것이었다. 여행자가 쓰는 돈은 직접적으로 시장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쓰나미가 인도양의 해안을 초토화한 후 가장 먼저 나타난 반응은 관광객의 급감이다. 평소 연말이면 푸껫은 객실을 구하지 못해 몸살을 앓는다. 하지만 쓰나미 이후 호텔들이 재오픈을 하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어도 객실 점유율은 20%를 넘지 못했다. 호텔 뿐 아니라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푸껫은 다양한 형태로 쓰나미의 영향권에 놓여져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다행이 취재를 떠났던 2005년 3월 경에는 50% 정도까지 관광산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취재 여행을 준비하며 가장 먼저 한 일은 방콕에 있는 탐마삿 대학교와 국립 도서관에서 지난 두달간의 신문을 뒤적인 것이었다. 신문은 매일매일 쓰나미 관련 기사를 싫고 있었다. 스크랩한 신문의 양은 책 한권 분량이 훨씬 넘었다. 기초 준비는 끝난 셈이다. 안다만 섬들 취재는 가장 남쪽에 속하는 싸뚠 Satun부터 푸껫까지 차례대로 섬과 해변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했다. 즉, 피해가 적었던 곳에서 피해가 많았던 곳으로 취재를 한 셈이었다.
 

쓰나미 이후 2005년 3월의 꼬 피피, 아오 똔싸이.
해변은 여전하지만 섬의 제반시설은 완전히 붕괘됐다.



안다만해의 섬들을 취재하는 동안 섬 하나하나마다 오래 머물고 싶었다. 계획된 일정이 있었기에 현지인들과 오랜동안 접촉하고 그들의 정서적인 면까찌 꼼꼼히 취재할 수는 없었다. 기본적인 여행정보 위주로 취재를 하기로 했다. 늘 그래왔던 것 처럼. 섬 마다 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보여지기에 현지인들은 안정을 찾은 듯 했다.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태국 사람들이라면 아무리 큰 재앙을 경험했다 하더라도 '마이 뻰 라이'라고 말하며 자연과 어울려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취재 중에 자원봉사자들을 많이 만났다.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주택을 건설하거나 식수를 제공하거나 피해 건물을 보수하는 일 등 자원봉사는 다양했다. 전문적인 인력이 해야하는 일들도 있을테지만 여행 중에 자신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든, 현지인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든, 추억을 간직한 곳을 다시 찾아와 도움을 주는 사람들까지 봉사자들도 다양했다. 작은 힘들이 얼마나 큰 감사함으로 현지인에 전해지고 있을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관광지수가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태국을 찾는 여행자들은 유럽사람들이 주를 이룬다. 그들이 아픔을 함께하기 위해서 오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피해지역이라고 하더라도 그곳을 찾아 자신들이 돈을 써주면 현지인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쓰나미 이후 바다는 더욱 파래졌고, 전에 경험할 수 없었던 한적한 나만의 해변을 찾이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하지만 아시아 여행자들, 특히 한국, 중국, 일본 관광객들의 회복세는 더디기만 하다.
 

피피는 당신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2004년 12월의 쓰나미는 관광산업 기반 뿐만 관광산업과 연관되 살아가는 현지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피피의 재건을 위해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의 필요합니다. 당신을 조만간 만나길 희망합니다.

어떻게 도움을 줄 것인가?
단지 재해 지역을 방문하는 Disaster Tourist가 되지 마십시요. 현지 상인들로부터 무엇인가를 사주세요. 어쩌면 그들에게는 당신이 오늘의 유일한 손님이 될지도 모릅니다. 차이를 만들어 봅시다.



폐허가 된 건물 옆에서 휴가를 즐기는 일은 우리가 생각하는 열대 섬에서의 휴가와는 거리가 먼 것은 사실이다. 나와 아무 관계없는 피해지역 주민을 도와주기 위해 굳이 마음 아파하며 재해지역을 갈 필요는 없다. 태국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섬과 해변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국을 한두 번이라도 방문해 본 사람이면, 안다만해의 파란 바다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그래서 태국을 또 가고 싶다고 마음 먹은 사람이라면 '계획한 대로 태국으로 여행을 떠나자'.

그래서 그들에게 도움을 주자. 거창하게 몇 백만달러의 돈을 기부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그곳에 가서 당신이 쓰는 돈을 현명하게 쓰기만하면 된다. 20밧짜리 과일 쥬스 하나늘 사먹으면서도 돈을 쓰는 사람이나 돈을 받는 사람이나 서로 표현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고마움의 정서가 당신의 휴가동안 당신을 기분좋게 만들 것이다.

-안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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