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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한 겨울이었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몸서리치던 12월. 심신이 무척 지쳐있었다. 약 10개월 동안 일을 빙자하며 행복한 여행을 다니다가(한동안 회사에서 여행취재를 담당했었다) 취재분야가 바뀌어서 인터넷 산업을 취재하러 테헤란로를 다시 헤맨 지 두 달쯤 되던 그때. 뭔가 탈출구가 필요했다. 나를 되돌아볼 시간, 그리고 여행.
겨울의 배낭여행이라…. 마치 배낭여행 전문가인 것처럼 떠들고 다니지만 겨울에는 단 한번도 여행을 떠나본 적이 없었다. 이유는 단 하나. 우리나라 샐러리맨에게 여름휴가는 존재하지만, 파리가 아닌지라 스키 휴가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에 밀렸는지, 나는 어느 날 의미심장한 얼굴을 하고 데스크(존경하는 우리 부장)에 다가가 연차를 써서 어딘가 좀 다녀와야겠다고, 지금 꼭 다녀와야만 하 것 같다고, 그렇게 말했다. 겨울에 휴가를 쓴 전례가 없었지만 내 굳은 얼굴 때문이었는지 평소와 다른 낮은 톤 때문이었는지 데스크는 허락을 했고, 나의 8박 9일간의 운남 여행은 시작됐다.


 ▲여름이었으면 초록이었을 목야평의 초원을 따라 한참을 걷다 만난 하늘 풍경

 

겨울의 운남 여행이라

겨울의 운남 여행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운남 여행 전문가인 어니홍한테 속성 과외도 받고 진허니한테도 SOS도 청했지만, 뭔가 많이 알고 간다는 것과 그곳을 여행하면서 우여곡절을 겪는 것은 그다지 밀접한 상관관계가 없었다.
언제까지나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중디엔 영생빈관에서 약 20시간 동안 사경을 헤매던 일, 그리고 30kg의 짐을 들고 가파른 호도협을 오르내린 일, 그 호도협 끝에서 만난 중국 친구들과의 만남….
물론 리장 운하의 낭만적인 분위기와 나시족들의 바지런함, 동파문자의 생경함과 옥룡설산의 아름다움 등 다양한 풍경도 있었지만, 역시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고생했던 일들이다. 나의 고행에 대한 지리한 이야기는 다음에 풀도록 하고, 이번에는 내가 왜 중국 운남성에 가게 됐는지, 그리고 그 곳에서의 나의 일정은 어떠했는지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라슈 하이 호수의 싸늘한 아름다움 

 

쿠키가 리장에 간 이유

'리장'이라는 지명을 처음 들은 것은 친구 진헌으로부터였다. 2002년 진헌은 리장에 대해 극찬했다. 그곳에 뭔가 사연이라도 있는 사람처럼 말이다. 그래서 리장은 2002년 여름 휴가 후보지 1위에 있었는데, 갑자기 시베리아횡단열차에 필이 꽂혀, 리장은 뒤로 밀려나고 말았다.
2003년 추석, 리장행 비행기표까지 예약해놓고(뭐, 여행이야 비행기표 끊어놓으면 준비 끝이지만), '넌, 이번 휴가~' 책 마무리 작업이 남아 결국 안타까운 마음을 부여잡으며 리장 여행을 취소해야했다. 그렇게 몇 번의 시도가 무너진 끝에 2003년 12월 드디어 운남성에 발을 디디게 됐다.


 ▲저 뒤, 옥룡설산이 보이시나요? 

 

쿠키, 어떻게 다녔니?

일정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나의 리장 여행 일정은 좀 다르다. 뭐 다른 사람들 일정보다 좋다거나 효율적이라거나 이런 차원이 아니다. 그냥 혼자 멋대로 다니고 싶어서, 발길 닿는 대로 다녔기 때문이다.
쿤밍에 가서 석림이나 민속촌도 안보고, 운남성에서 따리도 안 가보고 온 여행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 대신 나는 쿤밍에서 서점과 백화점, 대학가 근처를 어슬렁거렸으며, 따리 대신 리장에서 중국 친구들과 희희낙낙거리며 시간을 즐겼다.  
이번 여행은 특히나 효율성은 그다지 고려하지 않고 혼자 발길 닿는 대로 가고 싶은 욕망이 컸기 때문에, 누군가가 그대로 따라할 만한 일정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쿠키처럼 멋대로 다녀보고 싶다면? 나름대로 의미가 아주 없지는 않겠지, 라는 얄팍한 생각이 든다.  
무미건조한 팩트 중심의 일정 소개지만, 단 한 명의 여행자라도 이 일정을 보고 운남 여행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

PS: 여행을 다녀온 후에 어땠는지 궁금하시죠? 제가 출근을 했더니 부서원들이 다들 한 마디씩 하시더군요. '너, 싸이판 갔다 왔냐?' 왜냐면 얼굴이 온통 까매졌기 때문이죠. 햇살이 강해서 겨울인데도 많이 탔었거든요.

여하튼 여행을 다녀온 후, 저의 일상은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여행은 눈앞만 보고 숨차게 달려가는 저에게, 좀더 넓은 삶을 보여주거든요. 게다가 든든한 중국친구들이 생겨서 MSN이 훨씬 즐거워졌습니다. ^^


 ▲구름과 빛, 하늘이 만들어낸 감동 

"그래. 떠난다.
이 두려움과 설레임.
얼마나 그리워했던가.
이런 감정들을.
얼마나 미치도록 찾았던가.
떠날 길들을..."

- 쿠키의 운남성으로의 여행 일기장 첫 페이지에서 -

 


운남성 여행 No.1  12월 5일 금요일 - 쿤밍 도착

18:20  KE6885 드디어 출발이다. 26번 게이트. 자리는 42M. 쿤밍까지 4시간 30분 걸릴 예정. 시차는 1시간. 깜찍이 배두나의 '봄날의 곰을 좋아하나요'를 보면서 쿤밍으로 룰루랄라.
22:23 쿤밍 공항에 도착. 택시로 오늘의 숙소인 곤호빈관으로 이동.
23:00 곤호빈관에서 1박. 음, 상태 안 좋군. 그래도 공항에서 가까우니 용서해주지. 주변의 길거리 음식점을 돌아다니다가 잠. 으슬으슬 춥군.
비용: 숙박 40위안(별도 보증금 20위안) + 택시 18위안(기본 요금 9.6위안) + 물 1위안 = 59위안

 

운남성 여행 No.2 12월 6일 토요일 - 쿤밍에서 중디엔으로

06:00  모닝콜에 푸득푸득 일어남.
07:30  쿤밍 국내선 공항 도착.
08:05  국내선 타고 중디엔으로 이동.
09:15  중디엔 공항에 도착. 아, 이 상큼한 공기. 사람들 정말 까맣군. 택시 하나 잡아 타고 오늘의 숙소인 영생빈관으로 이동. 감기증세가 있었는데 상태가 몹시 안 좋음. 영생빈관도 썰렁. 겨울의 여행지는 이렇구나. 겨우 주인 불러내서 방값 내고 방 하나 받음. 추운데 유리창 구멍이 숭숭. 허걱. 숨 쉬는게 불편해, 한동안 누워있음. 아, 어지러워.  
17:00  중디엔의 유일한 관광지(?)라는 송림찬사에 다녀옴. 굿.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시장에 내려서 국수 한 그릇. 걷다가 정신 못 차리게 어지러워 택시 타고 숙소로.
18:00  영생빈관에서 추위에 떨며 밤새 괴로워함. 미이라처럼 온통 싸매고 식은땀을 흘리며 타이레놀을 부르르 떨며 까서 넘기던 그날 밤. 내가 왜 이 고생을 혼자 하고 있는지, 내 체력이 이것밖에 되지 않았는지, 그러면서 정신이 아득해지기를 반복, 반복. 서울가면 아무나 붙잡고 결혼해야겠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도 하면서. 아플 땐 정말 누가 꼭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용:  공항세 50위안+중디엔 편도 비행기표 560위안+영생빈관 40위안(보증금 100위안)+송림찬사 입장료 10위안+버스와 택시, 만두와 국수 등 = 610위안


 ▲티벳 사람들의 소원들...롱다..


 ▲승려와 소수민족, 그리고 꼬마...중디엔의 아름다운 3가지.  


 ▲송림찬사


 ▲중디엔의 유명한 치즈.  


 ▲내 앞에서 국수 먹던 언니들. 한 겨울에도 나보다 더 새까만 사람이 있다니...


 ▲한번 돌려볼까요?

 

운남성 여행 No.3 12월 7일 일요일 - 중디엔에서 호도협으로

07:00  새벽에 겨우 잠들었다가 7시에 눈뜸. 여전히 바람은 구멍으로 들어옴.  
08:00  정신은 없지만 보증금 챙겨 받고 택시로 중디엔 버스터미널로 이동.
08:30  호도협으로 이어지는 치아토우행 버스를 탐(사실 치아토우가 목적지는 아니고, 말해서 대충 내리는 분위기임)
11:30  내려가는 길, 버스 안은 담배 연기 가득. 그래도 내려갈수록 신기하게 두통이 덜해짐. 중디엔 시골 모습을 여유 있게 돌아보며 하염없이 내려감. 3시간 걸려 치아토우에 도착.
12:00 중도협에 있는 티나게스트하우스까지 택시로 이동. 티나에 아무도 없음.ㅠㅠ 비수기는 비수기인가 보다. 티나에서의 경치, 이럴 때 쓰는 말 '형언할 수 없는'. 아마, 고생을 하고 내려와서 만난 풍경이라 더 그랬을꺼야. 티나게스트하우스에서 점심식사, 넘 맛있어!
15:00  중도협 트레킹. 가방 하나 챙겨들고 내려감. 우와, 호랑이가 건너던 협곡이라더니 놀랍다 역시. 기를 많이 받아 가야지.
18:30  티나로 돌아옴. 짐 정리하고 여유있게 커피한 잔 하다가, 저녁 늦게 등장한 프랑스친구 발리에를 만나 저녁 함께 먹고 이과두주 2명과 맥주 2병을 해치움. 티나 주인아줌마와 셋이 모여 앉아 수다. 발리에의 프랑스어 론리와 나의 영어 론리를 비교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
24:00 사각거리는 침대보, 상큼한 공기, 행복한 취침.
비용:  티나 게스트하우스 20위안+ 중도협 10위안+가이드비 15위안+택시 60위안(입장료 30위안 포함)+치아토우행 버스 15위안+영생빈관에서 터미널까지 택시 5위안+ 점심 저녁 식사 20위안 = 145위안


 ▲사경을 헤매던 중디엔에서 탈출, 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길. 버스 안 풍경. 담배 연기도 보이시나요? 


 ▲중도협


▲저 넘치는 물 기운. 나도 흠뻑 가슴에 담아가야지. 


▲티나 게스트하우스 2층 내 방에서 바라보던 알싸한 풍경. 바스락거리는 하얀 시트가 그립다.  


발리에와 티나 아줌마, 발리에는 나와 티나 아줌마의 대화를 위해 열심히 영어를 중국어로 통역해줬다. 흐흐흐, 두 명의 동양인 여자가 말이 안 통해서 프랑스애가 통역을 하다니. 


 ▲눈물이 쏙 빠지게 고생하던 그 때, 그림자 셀카.


 ▲고생 후 올려다본 하늘은 왜 그렇게 아름다운지.

 

운남성 여행 No.4 12월 8일 월요일-호도협에서 따주 거쳐 리장에 도착

07:00  눈뜸. 부지런한 발리에는 먼저 출발함.
08:30  게으름 피우며 경치 구경하고, 일기 쓰고 아침 먹음.
10:00  티나 게스트하우스에서 출발해 한참을 걷다가 트럭 히치하이킹 해서 뉴 페리 입구로 감. 입구라고 해봤자 길거리 구석에 콩 만하게 써 있음.
11:00  뉴 페리 입구 도착.
11:45  입구에서 길 없는 길을 헤쳐가며 선착장까지 내려감. 얼마나 걸렸을까. 30kg 짐을 지고 내려가는데 가다 서서 징징거리다가, 쉬다가, 가방 바닥에 놓고 끌고 가다가 혼자 생 쇼를 하며 내려감. 겨우 선착장 도착.
앗, 페리가 없군. 저 건너편에 보이는 보트 한 척. 세상에 저것이 페리란 말인가. 그래도 소리질러 불렀더니, 보트에서 한 사람이 뽀르르 나옴. 그리고 보트를 가지고 이쪽으로 옴. 눈물남. 흑흑.
저 위까지 올라가는 길은 더 기가 막힘. 어제 중도협 내려간 길만큼이나 험했지만, 30kg을 들고 오르는 것은 상상 이상임. 다섯 걸음 걷다가 하늘한번 쳐다보고, 가방을 다른 방향으로 둘러매어 보기도 하고 겨울인데 온 몸은 땀으로 범벅, 어깨는 가방 때문에 찌그러지고. 으앙.
13:00  겨우 위에 올라와 따주 버스 터미널까지 봉고차를 이용해 이동. 역시 역경이 지나고 나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군. 비포장 도로도 반갑기만 하네. 드디어 따주 버스 터미널에 도착. 시골 마을 따주에 버스 한 대가 서 있음. 그 곳에서 MSN으로 매일 연락하게 된 케빈과 레이몬드, 릴리 등 중국 친구들을 만남. 이제, 내 여행은 다리미로 다 펴진 거야~ 앗싸~
13:30  따주에서 리장행 버스 출발.
중국 친구들이 내가 그 무거운 가방을 가지고 호도협을 올라왔다고 했더니 'strong, strong'을 연발. 떱, 아니야, 나 연약하고 싶어, 힝.
덜거덕거리는 시내 버스. 남부 지방 특유의 햇살. 그 따사로움에 하나둘 졸기 시작. 고행 끝에 맞는 햇살의 기쁨. 릴리의 카메라가 나의 옛 애인 G3라 안타까움이 되살아남.(나의 G3는 후배가 강물에 빠트려서 사망했음)
레이몬드와 한참동안 전지현 이야기를 함. 멀리에 옥룡설산이 보인다. 햇볕 쨍쨍인 날의 설산. 독특한 분위기.
17:00  리장 도착. 레이몬드와 케빈, 릴리가 묵고 있는 스퀘어 인에 먼저 가서 짐을 품. 리장의 첫 느낌은 북적거리는 민속촌. 가는 길에 릴리가 사준 요구르 맛이 일품.
릴리와 하룻밤을 같이 쓰기로 한 후, 저녁을 먹으러 택시를 타고 유명하다는 '훠궈(중국식 샤브샤브?)' 집으로 이동.
택시 운전사도 못 찾아서 한참 헤맴. 난무하는 중국어, 난 그저 어리버리 눈 똥글. 결국 찾아서 내렸는데, 입추의 여지없이 인기 만점. 맛은? 내 입에는 그냥 그랬는데 중국친구들은 무척 맛있어하며 냠냠.
20:00  케빈의 친구가 일하는 리장 안의 동바하우스에 같이 들러 MSN 잠깐 하고 요구르트 마심. 저녁의 리장 분위기를 느끼며 레이몬드와 이리 저리 돌아다님.
24:00  스퀘어 인에 돌아와 쿨쿨.
비용:  뉴페리 12위안+ 리장까지 가는 버스 25위안 + 스퀘어 인 40위안 + 트럭 10위안 + 지도 16위안 + 요구르트, 저녁 등 40 위안 = 약 160위안


 ▲뉴페리라는데, 이게 페리로 보여요? 보트지.  


 ▲리장으로 연결되는 버스를 타는 마을, 따주.


 ▲따주에서 리장가는 길, 그림같은 풍경들 


 ▲드디어 리장 고성이다!


▲릴리와 케빈, 그들과 먹는 '훠궈'

 

운남성 여행 No.5 12월 9일 화요일 - 리장 주변 관광 1일째

06:00  기상.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저녁과는 100% 다른 고즈넉한 리장과 만남.
07:20  케빈, 레이몬드와 만나서 바바를 먹으러 감. 바바는 리장에서 많이 먹는 호떡처럼 생긴 음식. 맛있군.
08:00  케빈, 레이몬드와 함께 택시를 빌려 일일투어를 하기로 함. 첫번째 목적지는 라슈 하이 호수(Lashi hai). 추워서 얼어죽을 뻔함. 그래도 잔잔한 호수에 비추는 하늘 그림과 고즈넉한 분위기가 행복하게 만드는 곳. 수많이 새들이 날아다니면 장관을 연출. 마치 공연을 보는 듯.
13:00  점심. 호수에서 막 잡은 고기로 만든 싱싱한 매운탕을 맛있게 먹고. 말 타기 한 수. 생전 처음 말을 타는 주제에, 말 달리기까지! 케빈, 나에게 'you're so brave' 연발. 아니라니깐 그러네.
14:00  리장에서 약간 외곽에 위치한 올드 타운에 감. 올드 타운은 현재 리장에서 열심히 짓고 있는 새로운 고성(?)으로, 호젓한 분위기가 특징. 화롯가에 앉아서 나시족 아저씨와 나시족 옛날 이야기 나눔. 통역은 레이몬드 담당.
18:00  리장 고성으로 돌아와 운하 옆에 있는 숙소, 화조도객잔으로 옮김. 숙소 짱.
케빈, 레이몬드와 함께 저녁 먹고. 동바하우스에서 디카에 담겨있던 사진 CD로 만들어서 챙김.
22:00  케빈, 레이몬드와 수다 떨다가, 운하가 보이는 멋진 숙소에서 분위기 잡으면서 커피 한잔.
24:00  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잔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야. 쿠울.  
비용:  아침 20위안+저녁 47위안+택시 60위안+말타기 90위안+점심 39위안+커피 5위안+기념품(등) 58위안+그림 38위안+CD굽기 40위안+숙소 100위안 = 약 350위안


 ▲라슈 하이


 ▲철새들의 공연


 ▲추워서 어찌할 바 모르는 케빈, 그래도 좋다는구먼


 ▲아저씨, 뭐 생각하세요? 


 ▲그의 인생을 생각하다


 ▲라슈 하이에서 먹은 즉석 매운탕


 ▲한가로운 할아버지의 삶


 ▲즐거운 여행 동지들…레이몬드, 쿠키, 케빈


 ▲아, 낭만이 흐르는 리장

 

운남성 여행 No.6 12월 10일 수요일 - 리장에서 케빈, 레이몬드 '안녕'

08:00  편안하게 일어나서, 여유롭게 방에서 일기 쓰면서 커피 한잔 마심.
09:30  케빈, 레이몬드와 함께 '쁘띠 파리스(Petit Paris)'로 아침 먹으러 감. 날씨가 좋았다 흐려짐. 케빈과 함께 망루에 올라감. 망루에서 리장 고성 전체를 한번 조망해보고, 옆서 사진도 찍고 내려옴.
12:00  사쿠라 카페에서 케빈, 레이몬드와 함께 피자 먹음. 한국인이 있나 기웃기웃, 떱 순전히 일본 애들밖에 없구먼.
15:00  케빈, 레이몬드와 함께 리장을 돌면서 기념품 사냥에 나섬. 레이몬드가 자기가 흥정 해준다며 떠나기 전에 살 것 이야기하라고 재촉하는 바람에, 거의 모든 쇼핑을 몰아서 함. 긴긴 쇼핑 스토리는 다음 이야기에 ^^(그런데, 나중에 보니 중국친구들이 말 통해서 깎은 것보다 말 안 통하면서 내가 깎은 것이 더 효과적이었음.)
16:00  방이 없어서 레이몬드가 대신 새로운 호텔을 수소문해줌. 가격 흥정까지 해줘서, 사방가 부근에 있는 사방가 호텔(Square Inn 202호실)로 옮김. 깔끔한 나무바닥에 아담한 정원도 있는 멋진 숙소. 왠지 신혼부부가 들어 가야할 것 같은. 단돈 1만 5천원. 비수기라고 하지만 정말 싸다. ^^
17:00  케빈과 레이몬드는 쿤밍으로 가기 위해 공항으로 감. 고성 입구에서 눈물의 이별. 손을 꼭 잡고 연락하자며 헤어짐. 갑자기 다시 혼자가 되고 나니, 잠시 멍함. 역시, 쭉 혼자인 것과 이렇게 함께 있다 혼자 인 것은 느낌이 달라.
내일 리장에서 쿤밍으로 가는 밤 버스 표를 사러 터미널에 감. 터미널에 가는 길에 소매치기에게 방 키를 소매치기 당함. 어쩌면, 놀라워라. 대로에서, 사람들이 많은데 집게를 들고 다니면서 호주머니에 있는 지폐를 꺼내고 다니다니. 대단한 중국 소매치기들이야. 레이몬드가 쿤밍 공항에서 핸드폰으로 전화함. 공항에 도착했다며 조심하라고 신신당부. 친절하기도 하지. 고마워 레이몬드.
19:00  나시족 전통 공연(Naxi Ancient Music)을 봄. 상당히 실망스러움. 전통 공연이라는데 의의를 두기는 했으나, 실망스러웠던 것은 공연을 하는 이들의 표정. 특히 젊은 공연자들은 너무 하기 싫어하는 표정들. 괜히 앞줄에 앉았나보다. 중국어 스토리도 알아듣지 못하면서, 그래도 앞에서 보겠다고 맨 앞줄에 앉았는데, 안 봤으면 좋았을 그런 표정이나 보고 말이지.
22:00  한국사람 찾아 삼만리. 사쿠라에 감. 하필이면 그날따라 사쿠라를 운영하시는 명애언니라는 분도 출타 중. 흑흑. 우리말로 빼곡이 채워진 방명록을 쌓아놓고 읽음. 카푸치노 한 잔과 함께.
23:00  호텔로 돌아감. 아~ 피곤하다. 앗, 전화벨이? 잘 자라는 레이몬드의 전화.
비용:  아침 11위안+점심 25위안+팔찌 20위안+인형 100위안+그림 75위안+커피 12위안+버스예약 125위안+CD 30위안+나시족 공연 50위안+키 30위안+옷 49위안+망루 입장료 15위안+화장실 1위안+바바 5위안 = 548위안


▲작은 파리스에서 아침 식사


 ▲망루에서 내려다본 고성


 ▲사쿠라 앞


 ▲사쿠라에서의 점심식사▼



 ▲리장 고성 풍경 


 ▲동파문자로 벽 장식을 한 숙소


 ▲흥겨운 나시족 사람들


 ▲나시족 전통 공연


 ▲사쿠라에서 혼자 놀기

 

운남성 여행 No.7  12월 11일 목요일 - 리장 주변 1일 투어-운삼평, 목야평

07:00  기상. 그냥 떠나기 아까운 방이었지만, 일찍 나섬.
08:30  레이몬드가 예약해준 1일 투어 택시를 타고 동파신원으로 출발.
09:15  동파신원 도착. 나시 마을 돌아봄. 편안한 전원, 그들의 상형문자.  
11:30  운삼평, 목야평 등 돌아봄. 하늘이 가까워서 그런지 햇살이 피부가 타들어 가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 자연의 아름다움, 새로움과의 만남, 좋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목야평. 입구에서부터 펼쳐진 확 트인 풍경이며, 롱다가 휘날리는 티벳 사원이며, 하염없이 설산을 쫓아가면서 들어가고 싶은 유혹이며, 그 모든 것들이 목야평을 가슴속에 묻게 만들었다.
16:00  백수하, 백사 돌아봄. 아니나 다를까, 이곳의 유명한 아저씨, 호 아저씨를 만남. 열심히 자랑은 하시는데, 그냥 그런 듯. 앗, 진헌의 명함 발견. ㅋㅋㅋ. 그냥 그곳에 있을 때 햇살이 따뜻하고 편안한 웃음이 있어 좋았다. 백미러로 보이는 파란 하늘, 그림같이 두둥실 떠있는 구름. 내가 지금 여행을 하고 있긴 하고 있구나.
18:00  리장에 도착. 애리언니와 어니홍이 강력 추천한 돌솥밥을 맛있게 해치워주고 우표와 액자를 산 후, 어제 봐둔 멋진 카페에 감. Wang Gu Youth Inn이라고 써있는 이 곳은 사방가에서 망루로 올라가는 길에 있다. 고성이 한눈에 보이는 멋진 테라스를 가지고 있다. 다음에 오면 꼭 이 집에서 묵어봐야겠다.
20:00  버스 터미널에서 쿤밍행 야간 버스 출발. 생경한 풍경, 8시부터 모두 잔다. 떱. 깜깜하니 할 수 있는 게 없다, 다들 시끌벅적 수다를 떨더니 불이 꺼지자 마자 잠이 드는 것이다.
추운 것 빼고는 편안했다. 다들 침대가 짧아서 고생한다던데, 내 사이즈에는 딱. ㅠㅠ 황당한 것 한 가지는 1시 30분쯤, 열심히 자고 있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일어남. 세상에나, 1시 반에 모두들 내리더니 휴게소에서 국수를 먹는 것 아닌가. 이 사람들 정말 웃긴다.
20분쯤 쉬더니 다시 출발. 그제야 맘 편히 잠들었다. 그래도 아, 추워.
비용:  식사와 1일 투어 비용, 기념품 구입 등 417위안


 ▲동파신원에서


 ▲동파신원 2.


▲동파신원 3.  


 ▲이 아저씨들, 목야평 위에서 야크 탄 사진 찍어주고 바로 봅아준답니다. 코팅까지 해서 10위안!


 ▲바람에 흔들리는 희망들.


 ▲어여쁜 티벳 아가씨와 함꼐.


 ▲옥룡설산


 ▲유명한 호아저씨!


 ▲어니홍과 애리언니가 적극 추천한 리장의 맛난 돌솥밥.

 

운남성 여행 No.8  12월 12일 금요일 - 쿤밍에서 쇼핑하기

07:30  쿤밍 버스 터미널에 도착
08:00  택시 타고 차화빈관으로 이동. 차화빈관에 도착해서 짐 맡기고 씻음.
08:30  아~ 춥다. 쿤밍의 대로인 동풍서로를 따라서 걸음. 역시 아침에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아. 부지런한 비둘기들도 많고,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은 무조건 사먹어 봄. 맛있네~ 역쉬.
09:00  백화점 구경. 화조시장 구경. 새벽부터 웬 백화점인가? 그냥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음 속옷 코너에 갔더니 장만옥이나 유덕화도 다들 빨간 내복 모델이로군. 좀 그렇네.
화조시장에 가서 아침부터 화초들 흥정하는 거 구경하고, DVD 가게 돌아다니면서 타이틀 몇 개 사고, CD 케이스도 사고. ^^
11:30  버스 타고 운남대로 이동. 애니메이션과 국산 영화 DVD 타이틀 열 개 쯤 사고, 주변의 가게들 구경한 후 운남대에 들어감. 여유로운 학교 분위기를 즐기면서 바람 맞아가며 일기를 쓰고 운남대 앞에서 국수 먹음.
한참 보내다가 68번 버스 타고 시내로 이동.
15:00  까르푸에서 쇼핑, 쇼핑. 다양한 종류의 꽃차와 중국 소스를 사고. 역시 까르푸는 좋아. 건너편에 있는 서점에 가서 엽서 구입.
19:00  차화빈관 부근에 있는 마마후에 가서 피자. 앗, 이곳의 마마후는 리장의 마마후와 분위기가 좀 다르다. 여행지가 아니다 보니 가족적인 분위기. 흑흑. 다들 연인들끼리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며 깨소금을 쏟아가며 앉아있는데, 혼자 뻘쭘하게 앉아서 피자 한판 시켜놓고. 좀 그렇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서울가면 저렇게 폼재고 있을거다라고 다짐을 하며 ^^, 피자를 맛있게 냠냠.
21:00  차화빈관 입구에 있는 시티 카페에 들어가 카푸치노를 시켜놓고 일기를 정리함. 일본인이라고 소개하는 친구가 접근해옴. 의례 하는 이야기들을 나누고 차화빈관에 들어감. 그 친구도 차화빈관에 묶는다며 따라 들어옴. 택시까지 짐을 들어다준 친절함까지~(짐이 엄청났다. 거의 보따리 장수.)
22:00  공항 도착. KE6886편으로 11시 55분 출발. 아~ 이렇게 내 여행의 한 장이 끝나는구나.
비용: 택시(터미널->차화빈관) 12.5위안+ 차화빈관에서 짐 맡기기(1개당 2위안) 4위안+ 음료 5.35 위안 + CD 케이스 구입 20위안+ DVD 130위안+ 버스(한번에 1위안) 2위안+CD 24위안 + 까르푸 쇼핑 120 위안 + 마마후 피자 15위안+ 시티카페 카푸치노 6위안 + 옷 80위안 + 택시(차화빈관->공항) 15위안+ 공항세 90위안 = 524위안


 ▲다시 쿤밍


 ▲쿤밍의 아침 풍경


 ▲맛있어 보이기 보다는 재밌어 보이는


 ▲내 억장을 무너뜨리던 커플. 쿤밍의 마마후 레스토랑

 

운남성 여행 No.9 12월 13일 토요일 - 새벽에 서울 도착

04:40  서울 도착. 역시 무척 억울한 스케줄이야. 흑흑. 토욜 새벽에 도착하다니, 제발 다음에 갈 때는 증편이 되서, 월요일 새벽정도에 떨어져야할텐데. ^^

 

글/사진: 쿠키 채지형 (drea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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