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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산다는 것은 외국을 여행하는 것과는 다르다.
프랑스인이 아닌 외국인, 그들에게 있어서는
동양에서 온 작은 계집아이에 불과할
뿐인 이방인의 신분으로, 그들의 삶 속에 끼어들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특히나 나와는 머리카락의
색도 눈의 빛깔도 피부색 조차도 다른 이곳에서
서양인이 아닌 동양인으로써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예전
난민구제정책으로 아랍인과 중국인, 베트남계
사람들의 이민을 받아 들였던 프랑스에서는
옷차림에 신경을 쓴 동양인이라면 십중팔구
일본사람으로 생각하거나, 프랑어를 꽤나 불라불라
거린다면 중국인으로 오해받기 쉽상이다. 아무리
내가 Je suis Coréenne! (나는 한국
사람이예요!) 라고 외쳐받자, 그들에게 있어서
한국이란 나라는 섬나라 일본 옆에 있다는
동양의 '어느 한 곳' 일 뿐,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 아니였다. 하지만,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Corée du Sud (한국) 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아무래도
수적으로 밀리는 중국과 일본에 대한 관심보다야
높지 않지만, 처음 이곳에 왔을 때보다는 'Corée'
라는 단어를 알아주는 사람이 많아 졌다는
작은 사실만으로도 한국인인 내가 이곳에서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예전
어학연수를 할 때에는 파리에 살고 있다고는
해도, 만나는 사람들이 나와 같은 외국 학생들뿐이었기에,
실질적으로 프랑스인을 만날 기회란 많지 않았다.
하루에 4시간이 고작인 어학원에서의 수업을
제외하면 시간이 펑펑 남아돌았었고,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이곳저곳을 다니기가 힘들어졌지만,
당시에는 파리의 이곳저곳을 기웃기웃 거렸었다. 파리에서는
동네마다 요일을 정해두고, 슈퍼에서
사는것보다 훨씬 싱싱한 과일 야채, 생선등을
살 수 있는 재래시장이 오전 8시서부터 대략
오후 1시정도까지 거리에 생긴다. 지금은 학교옆
12구에 살고 있지만, 예전에는 16구의 미라보다리
건너편 지역에 살았었는데, 그 지역이 동양인이
워낙에 살지 않는 곳이라 시장에 나가서 카메라를
들고 있으며 상인들은 내가 관광객인줄 알고,
'어떻게 여길 알고 와서 사진을 찍냐'
는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기도 했었다, 여행을
할 때에는 식당에서 사먹으면 되었고, 한국에선
어머니가 챙겨주시는 밥만 먹다가 물가 비싼
프랑스에서의 외식이란 특별한 날에만 가능한
일이기에, 혼자서 밥을 챙겨 먹으려니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다. 그래서 주로 라면을
입에 물고 사는게 유학생의 현실이라지만,
이렇게 가끔씩은 시장에 나가 장을 보고, 주변의
친구들을 불러모아 숨겨두었던 음식 솜씨를
맘껏 발휘해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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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살면서 가장 이색적이었던 문화를
한가지 꼽으라면 바로 'FETE'
이다. 우리말로 하자면 파티인데,
생일이라던가, 무슨 특별한 기념이
있거나, 축제일 등등에 친한 사람들끼리
모여 fete를 열고 술을 마시고,
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추며 즐기는게
프랑스인의 보편적인 문화이다,
이 fete 라는 것이 어느 장소를
빌리거나 대규모의 으리으리한
파티가 아니라, 그저 자신이 사는
집에서 단촐하게 준비된다. 일반적으로
프랑스의 집들은 방음이 잘 안되어
밤 늦게 큰 소리로 떠들거나
음악을 틀어 놓으면, 옆집이나
윗집, 아랫집에서 경비원을 통해
항의가 들어오게 되고, 심할 경우
집주인에게 '세입자가 우리의
삶을 방해하니 다른 세입자를
찾아달라'고 요구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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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가야하는 경우도 있는데 - 그래서
음악하는 친구들은 집 구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 - 정말 재밌는
것은 '오늘 저희집에서 fete
합니다 ' 라는 글귀를 건물내
아농스나 엘레베리터 , 그리고
자신의 현관 문 앞에 붙여 놓을
경우, 밤새도록 웃고 떠들고 음악을
쾅쾅 울려대도 누구하나 시끄럽다고
항의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한 친구는 아랫집 사는 사람이
어느날인가 자신의 집에 올라와서는
'의자소리 때문에 신경쓰이니
바닥에 끌지말고 주의해 달라'
고 말했었는데, 이 친구 간 크게도
자신의 집에서 fete를 열었단다.
평소 같으면 난리가 낫을 법한데,
프랑스 사람들의 fete에 대한
생각때문인지 아무런 항의없이
지나갔었다고 자링스레 내게 얘기한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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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다.
우리끼리 프랑스 사람들을 평가하는
말로 '애네들은 예의는 바른데,
싸가지는 없자나~' 라고 하는데,
정말 그말이 딱 들어맞는
경우가 아닌가.. 이런일들은 정말
여행을 하면서는 알 수도 볼 수도
없었던 모습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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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진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수업은 매우 재미있다.
실기 위주로 진행되는 수업방식은 한국에서는
타전공을 공부했던 나에게 신선하고 프랑스
친구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한주일에 두 번있는
이론수업은 우리나라 대학의 수업과 별반 다르지
않기에 아직까지도 불어를 버벅거리는 나에게는
수업을 따라가기가 벅찬게 사실이다. 게다가
그 알아볼 수 없는 선생님의 필게체 글씨를
볼때면, 나의 시선은 옆자리 친구의 노트로
옮겨갈 수 밖에 없다. 지금은 학년에 동양인
여학생은 나 하나 뿐이고 죄다 프랑스 사람들뿐인
학교를 다니고 있자니, 빡빡한 수업과정과
과제들 때문에 힘든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해서
파리에서의 생활이 고되고 힘든 것뿐만은 아니다.
혹자는
유학을 한다는것 자체를 두고 부르조아급으로
점수를 매겨 버리기도 하지만, 프랑스에서
공부하는 대부분의 유학생들은 타 지역의 돈
많은 유학생들과는 달리 라면으로 한끼를 때우기가
허다하고, 매일을 생활고에 시달리기 일수이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아마도 영국이나 호주,
캐나다와는 달리 외국인의 노동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곳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파트타임으로 일 한다 하여도, Carte
Travaille 라는 노동허가증을 발급 받아야
한다. 이 노동허가증을 받기 위해서는 정규대학에
다니고 있는 학생의 신분이여야 하는데, 사실상
학교를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아침 9시부터 늦게는 저녁7시까지
수업이 있는 프랑스의 대학은, 우리나라의
대학의 수업과는 많이 다른 형태이다.
수업을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고등학교처럼 학교에서 짜여진 시간표에 맞추어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이는 프랑스의 대학이
전공별로 세분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는 교양과목 자체가 없기
때문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한국의 고등학생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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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았던
2주간의 스키바캉스가 끝나고
다시금 학교에서의 생활로 돌아간
요즘, 이번 게릴라 14호 웹진
기사 취재를 위해 파리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다녔던 모습을 생각해보니,
오랜만에 찾게되었던 곳들이 참
많았는데, 서울 사람이 남산에
가지 않는 것처럼, 나 또한 몽마르트르
언덕 같은 곳은 예전에 여행할
때나 가보았었지 파리에 살면서는
한번도 찾지 않았었다. 덕분에
오랜만에 파리에 여행을 온 사람처럼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에
바빴었다. 어느새 파리생활
3년차에 접어들기 시작한 나이지만,
아직까지도 이해하지 못할 많은
관습들과 이방인으로서 대해 질
수밖에 없는 시선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외로움은
환경이 주는 것이고 고독함은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라 했다. 유학생활이란
환경이 주는 외로움을 이겨내고,
혼자만의 고독함을 느끼지 않기
위하여 오늘도 나는 파리지엥으로서의
한국인으로 거듭 태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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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과
사진: 양효주(제이)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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