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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는 카페에서 철학이 꽃 피우던 시대가
있었다. 1907년 경 금세기 최고의 화가 파블로 피카소와 조르주 브라크가 만나면서 큐비즘이라는 미술의 장르를 창시한 곳도
바로 카페 레 두 마고(Les Deux Magots) 에서다. 1939년에는 이웃의 카페 드 플로르(Cafe
de Flore) 가 예술가나
문학가, 지식인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었고, 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는 매일 저녁 이 카페에 와서 글도 쓰고 토론도 했다는
이곳, 파리의 생 제르망 데 프레(Saint
Germain des pres) 라는 지역을 가보기로 하자.
파리의 남과 북을 가로지르는
메트로 4호선 Saint Germain des Pres 역에서
내리면 앞서 거론한 레 두 마고 카페가 당신을
맞이할 것이다. 비만 오지 않는다면, 날씨야 어쨌건
사람들은 밖에 내 놓은 카페의 의자에 앉아
카페오레를 마시며 신문이나
책을 읽고 있을 것이다. 거리에 의자를 내놓은 카페테리아
(Cafeteria) 의
모습은 파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특히 인상적인 거리 풍경 중의 하나인데,
프랑스 문화부에서는 프랑스
문화의 3대 상징으로 루브르 박물관과 프랑스
음식에 이어 비스트로(Bistro- 카페의 정식
명칭)를 선정했을 정도이다. 한가로이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레 두 마고
카페에서의 커피 한잔에 예술가들의 혼을 느껴보고
싶을만도 할터, 그러나 명성탓인지 커피값이
다른 곳에 비해 꽤나 비싸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자. 레 두 마고 카페를 뒤로 하고 Rue de
Renne 길을 따라 아래 쪽으로 향하면 의류
상점들이 군데 군데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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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는
물론이고 에띠엔느 막셀이나, 오페라에 있는
백화점에서의 윈도우 쇼핑과는 또 다른 맛을
가진 상점들이 즐비한 곳, 알다가도
모를 곳, 그곳이 생제르망 데 프레이다, 굴직굴직한
큰 대로보다는 골목골목에 숨겨진 곳들이 아주 많기 때문에, 작은 골목길에
주시하며 걸어야 한다. 특히나, 상젤리제
거리와는
달리 명품 부티크들도 올망졸망 아담하게 생겨서
드나드는데 별로 부담이 없다.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었다해서, 동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눈총을
받아야 했던 X 비통 매장에서의 찝찝한 기분도
느낄 필요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구경할 수
있다. 세느 강의 좌안 (Rive Gauche) 지역인
이곳에서는 상점 구경보다 더 재미있는 것이
사람 구경이다. 이곳 거리의 사람들은 분명히
비싸 보이는 옷들을 입고 다니지만, 결코 경망스러운
차림이 아닌 '이것이 진짜 멋' 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일률적이다 못해
어떤것이 유행이다 싶으면 거리에 모두
똑같은 차림으로 가득한 우리나라와는 필시
다른 모습임이 틀림없다. '패션의 나라' 라는
이미지 때문에 오색찬란한 빛깔로 가득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곳 사람들은 화려함
보다는 나름의 개성을 표현하는데 더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프랑스 어머니는
딸에게 자신이 처녀시절 사용했던 핸드백이나
소품, 옷가지들을 물려주고, 딸은 그것을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다시 고쳐서 입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쉽게 말해 10년전에 입던 옷이나 지금
입는 옷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션의 도시' 라 칭해지는 곳이니,
이 사람들의 감각이야 말로 박수를 쳐줄만
하다. 올해 입던 옷을 유행이 지나 내년엔
입지 못하겠다는 요즘 우리 아이들을 보며,
프랑스 사람들의 이런 모습이야말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일 것이다. 멋스러움 가득한 사람들
사이를 지나 사진에서 보이는 분수대가 있는
광장을 돌아 Rue St. Sulpice 로
접어들면, 보물 상자를 하나씩 열어보는
기분에 사로잡히는 상점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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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디자이너
제품의 식기구를 파는 주방용품점에서부터
예쁜
빛깔의 조명등이 가득한 인테리어
소품점, 19세기의 것으로 보이는
듯한 고서적이 가득한 책방, 아프리카에서
아시아까지 각 국의 토산품을
모아놓은 상점, 개성있는 스타일의
디자이너 제품 의류까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상점들이
두 눈을 즐겁게 해주기 그지없다.
이처럼 작은 부티크(상점)들이
많은 이유가 무언고하니, 파리는
온갖 문화적인 요소들로 충만하기에
디자이너에게 아주 좋은 조건이고,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하루 종일 관련 서적을 들여다볼 수도 있고,
갤러리는 디자인 작업에 영감을 불어넣는 인상적인 전시들로 가득 넘쳐나는 곳이기
때문에 실력을 갖춘 디자이너가
해마다 배출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만큼 디자이너의
수가 많으니 개성있는 부티크도
많아질 수밖에 없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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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 올망졸망한 부티크들을
하나씩 하나씩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생제르망
데 프레를 지나 오데옹 (Odeon)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오데옹에는 파리의
'대학로' 정도로 불리울법한 Saint Michel
(생 미셀) 거리가 있는데, 이곳은 싸고 맛있는
음식점들로 가득하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화려하지는
않으나 은은한 빛깔의 조명이 거리 곳곳에서
새어나와 아름다운 밤거리를 장식하는 곳이기도
하다. 바로 인근에는 소르본, 콜레즈 드 프랑스, 고등사범, 이. 공과 대학, 앙리4세 학교 등, 명문교가 자리한 학생들의 거리
'Quartier Latin' 이 있다. '라탱' (Latin)
이란 이름은 프랑스 혁명
때까지 이 지역에서라틴어가 사용되었으므로 붙여진 것이다. 이곳은 학생들의 독특한
취향을 잘 맞추는 재밌는 가게들도 많고, 불어를
유창하게 할 수만 있다면, 시대를 풍미했던
철학자나 문학가들처럼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
즉석의 토론을 벌릴 수도 있을만큼, 학생들의
모습을 많이 찾을 수 있다. 프랑스의 대학은
건물 하나에 무슨무슨 대학 이라는 명칭 하나만
덩그러니 붙어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같은
'대학 캠퍼스' 라는 분위기를 찾기 힘들다.
그렇기에 프랑스의 젊은 학생들로 가득한 라탱구역은
활기가 넘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생 제르망
데 프레에서 시작하여 오데옹과 생 미셀을
지나 라탱 구역까지.. 이미 하루해가 어슴푸레지고
파리의 스산한 밤 기운이 감돌고 있을 것이다.
오늘 저녁은 젊음의 기운이 넘치는 라탱구역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을 걸쳐보는 것은 어떨까?
혹시 옆자리의 프랑스 미남 미녀 학생과
친구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 여행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 꼭 무언가를 봐야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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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
: 양효주(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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